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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3대 강국' 하이브리드 전략에 길이 있다 (260601, 매일경제)
구현도 2026-06-01 17
내용 8세기 돌궐의 명재상 톤유쿠크는 비문에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한다"는 문구를 남겼다. 이는 유목민족이 생존을 위해 폐쇄적인 성벽 대신 유연한 네트워크 확장을 택해야 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이러한 지혜는 현대 기술사에서도 증명된다. 내수 시장에 안주한 일본 전자산업의 '갈라파고스화'와 독자 운영 체제를 고수한 노키아·블랙베리의 몰락은 폐쇄적 성벽이 초래한 고립의 위험을 여실히 보여준다. 데이터 연결과 생태계 확장이 본질인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이 진리는 유효하다.

현재 글로벌 AI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길을 내는 전략'과 '성을 쌓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과 클라우드로 세계를 유인하는 동시에 첨단 칩 수출을 차단하는 '작은 마당·높은 울타리' 전략을 구사한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통제에 맞서 고성능 모델을 무료로 배포하는 '극단적 개방'으로 신흥국 개발자들을 자국 생태계로 빠르게 흡수하며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중략)

셋째,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에 적극 합류해야 한다. 핵심 데이터는 철저히 보호하되 기반 기술과 연구용 모델은 전략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전 세계 인재들이 한국 AI 생태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하고 산학 협력을 주도해야 갈라파고스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넷째, 정부는 규제 성벽 대신 '혁신 고속도로'를 깔아야 한다. AI 기술 생태계의 빠른 발전 속도에 맞춰 포괄적 규제보다 유연한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와 전력망을 조기에 확충해 민간의 혁신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가진 반도체 역량, 통신 인프라, 소버린 AI 구축 경험을 하나로 연결할 때다. 고정된 성을 넘어 전 세계와 연결되는 넓고 빠른 길, 'K-AI 실크로드'를 개척해 나갈 시점이다.

* 온라인기사 원문보기(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contributors/1206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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